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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습니다./소설

은교

 

 

 

젊음과 늙음

 

일흔의 나이로 시의 대가인 이적요는 어느날 17살의 고등학생인 은교를 자신의 집에서 봅니다. 17살의 싱그러운 젊음에 반하기도 하고 자신의 늙음에 대한 반감으로 그는 은교에게 빠져듭니다. 하지만 일생을 시만 써오고 가정을 이루어 본적이 없는 이적요에게는 그러한 자신의 은교에 대한 감정이 놀랍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스승 이적요는 평생을 시만을 써온 시인으로 명성이 대단합니다. 그는 문학계에서 존경하는 시인으로 인정 받으며 자신의 상아탑에서 유유자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은교라는 17살의 은교를 알게 되면서 싱그러운 그녀에게서 영감을 받고 그녀에게서 빛을 보게 됩니다. 자신의 늙음을 알면서도 주체할 수 없는 은교에 대한 사랑은 그에게 행동과 말의 변화를 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은교와 깊은관계로 지내는 제자인 서지우를 시기하고 기만하기까지에 이릅니다. 자식으로 생각하여 거두어 같이 지낸 서지우도 은교에 관련해서는 그의 적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잠깐 대학원 강의에 나가서 인연을 맺게 된 서지우는 이적요를 존경하면서 그의 문하생이 됩니다. 하지만 이적요는 그의 문학성이 없음을 알게 되고 그러한 문학적 무지에 대하여 그를 무시하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존경하는 스승이 고교생을 사랑하는 것을 알아채는 서지우는 스승에게 실망하고 심지어 그것을 막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스승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지우는 스승이 대필하여준 소설 '심장'으로 문학계에서 스타가 되는데 명성을 얻게 되자 그는 더욱 자신의 탐욕을 들어냅니다. 스승 몰래 인지세를 빼돌리고 심지어는 스승이 써놓은 단편을 빼돌려 자신의 이름으로 문학계에 내놓기도 합니다. 그의 탐욕은 점점 커져서 늙은 스승을 조롱하기까지에 이르고 늙은 스승이 젊은 자신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스승의 은교에 대한 사랑을 늙은 것이 주제도 모르게 사랑하는 것으로 폄하하기에 이릅니다.

 

서지우의 스승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스승의 서지우에 대한 질투와 시기, 그리고 눈부시게 젊은 은교의 아름다움이 이 소설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젊음이 너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과 같이, 늙음도 그들의 과오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이 소설에서 시인 이적요는 은교에 대하여 사랑을 고백하면서도 자신의 입장과 늙음으로 조심하고 또 조심합니다. 그에 비해 그의 제자인 서지우는 자신의 젊음에 기대어 은교를 농락하기까지 합니다. 시인 이적요의 전부이기까도한 은교를 기만하고 그녀의 몸을 취합니다.

 

젊음 그 무지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그네들도 시간에 의하여 늙어지고 얻어지는 것보다 잃어지는 시간이 다가옴에도 자신의 젊음에 기대어 자신만만하고 심지어 무지해 보입니다. 늙음의 시기에 대하여도 생각해 봅니다. 나이가 들면서 늘어나는 것은 의심이라고 하는데 이 소설의 이적요 시인은 이를 전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의심은 시기심을 키우고 그러한 시기심은 나를 사로잡아 심지어 추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이적요 시인과 같은 불꽃 같은 사랑이 가슴에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은 포기하지 않는 것, 늙음은 하나씩 포기하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젊음도 늙음도 결국은 자연의 일부일 뿐입니다.

 

 


은교

저자
박범신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4-0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네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너를 사랑했다!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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