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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습니다./에세이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자연의 섭리

 

  달팽이가 느리다고 하여 그러한 느림에 대하여 한탄하기보다는 달팽이가 느린 이유가 있고 달팽이 스스로 우주의 한 생명체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사람에게 오는 고난, 시련, 고통들은 대개가 생각에서 비롯되고 그 생각에 집착함으로써 생깁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다는 것과 생각에서 놓아준다는 것, 마음에서 놓아준다는 말은 일맥상통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재의 모습을 보아주지 않고, 보이지도 않는 과거나 오지도 않은 미래를 생각하여 그것에 투영하여 타인을 바라보고 자신을 바라본다면 고난과 시련은 더욱더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고통에도 고통의 이유가 있듯이

 

  사람이 어려움을 겪다보면 자신을 한탄하고 과거를 후회하기 십상입니다. 또한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하여 더욱 불안해지 십상입니다. 하지만 비가 와서 대지에 흙을 적시고 그곳에 생명을 키우듯이 고통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그것만에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고난과 시련을 겪는 사람과 이미 겪고 있는 사람은 그러한 시간 전의 나와 그러한 시간 후의 나가 다름을 알게 됩니다. 대지에 비가 내려서 땅이 더 단단해지듯이 시련과 고통을 겪은 사람은 전과는 다른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왜 괴로운지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마음에서 불이 왜 일어나는지를 천천히 바라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사람의 감정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데 마음은 자연의 계절을 닮아서 자연히 순리대로 변하는 것이지 그것을 내가 원하는데로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혹독한 겨울이 오는 것을 걱정한다고 하여 그 겨울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면 지독하게 무더운 날씨를 걱정한다고 하여 그러한 날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그 마음을 관찰하고 계절이 반복되어 그러한 계절에 대비하듯이 마음 또한 그 마음이 반복됨을 알아차리고 자신만의 감정변화를 천천히 관찰하여 대비한다면 그래도 조금은 덜 춥고 덜 덥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음을 어찌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을 어찌해 보겠다는 인간의 만용처럼 헛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한 감정의 변화를 조용히 바라보고 그러한 감정변화를 오히려 즐긴다면 조금더 평안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저자
정목 스님 지음
출판사
공감 | 2012-05-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인생 그 자체엔 아무 의미가 없지만 그 의미는 나 자산이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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