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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습니다./소설

공무도하

 



공무도하가

책 제목이 공무도하여서 임을 그리워하는 그러한 내용의 책인 줄 알았습니다. 책을 덮고나니 임을 향한 애정이나 연민의 내용이 아니어서 어릴적 배웠던 공무도하가의 내용과 주제를 찾아 보았습니다.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公無渡河)

  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었으니,(墮河而死)

  장차 임을 어이할꼬.(將奈公何)

「공무도하가」의 주제는 설화문맥에서 본 바와 같이 ‘임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며, 중심소재는 ‘강’ 또는 ‘물’이다. 이 노래가 세계에 대한 근원적 물음으로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고대가요로서 이 노래가 지닌 의의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 노래는 죽음을 철저히 경험적 현실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아내의 비극적 의식을 극적 독백화법으로 표출하고 있다. 따라서 노래에 나타난 미의식은 비극미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이 작품에서 ‘현실적인 것’은 남편의 익사이며, ‘이상적인 것’은 남편이 강물에 빠져 죽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다. 그러나 작품의 실제 어조(語調)에서는 후자에의 신념을 처음부터 포기한 상태에서, 즉 ‘이상적인 것’에 대한 지향이 애초부터 열세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것’에 대한 저항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상적인 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불리한 쪽을 추구한다는 것은 비극적 갈등일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현실적인 것’으로 인한 깊은 상처 내지는 파멸만 남을 뿐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 구현된 미(美)는 신화적 숭고 내지는 주술적 숭고의 파탄으로 초래된 비극미라 할 수 있다. 

 

김훈의 공무도하



김훈의 공무도하는 신분과 직업은 다르지만 해망이라는 한때는 미군의 전투기 폭격장소인 뱀섬에 인접한 해안가 마을로 모이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그만 바닷가 마을 해망을 배경으로, 본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관조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사회부 기자인 문정수는 기르던 개에게 물려 죽은 소년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10년 전 군인으로 복무했던 해망을 찾습니다.
 그러면서 소년의 어머니인 오금자를 알게되고 오금자가 후일 도로에서 사고로 죽은 딸의 아버지의 재산(집, 답, 전)을 맡게 되어 장철수와 후에의 세를 받는 집주인 역할을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장철수는 창야 출신이나 운동권에 많이 개입되어서 고향 창야의 경찰의 추천으로 해망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베트남에서 온 후에와 함께 물밑 펄에 널려 있는,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쏟아낸 포탄 껍질과 탄두를 건져올려 팔며 살아갑니다. 장철수는 고향창야에서 기자 문정수의 연인인 노목희와 고향 선후배로 인연이 있습니다.
 

노목희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출판사의 일로 기자인 문정수와 인연을 갖게 되고 가끔 문정수가 찾아와 혼자 늘어놓는 세상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그러면서 옛날 고향 창야에서의 장철수를 회상하고 문정수와 비슷함을 생각합니다.

 소방서에서 백화점 화재시 귀금속을 횡령하고  퇴직한 박옥출은 해저 고철 인양사업체의 전무이사가 됩니다. 퇴직사유는 신부전증이고 추후 해망에서 장철수에게 브로커의 주선으로 신장을 기증을 받습니다. 장철수는 해망에서 고철수집이 문제가 되어 법원에 벌금을 내게 되는데 박옥철에게 받은 돈으로 벌금을 치르고 나머지는 후에에게 줍니다. 그리고 신장기증으로 좋아지지 않은 몸을 이끌고 고향 창야로 돌아갑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 또다른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마을, 해망. 이 소설은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갖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살아가면서...

삶에서 비극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 하는지는 가늠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기억은 지금의 나에게 왜곡되어 비춰질테니까..

하지만 그러한 비극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상만을 보고 현재의 비극에서 허우적 된다면 ....

비극이 나에게 오면...
묵묵히 바라보고...
바라보겠습니다.

공무도하사랑아강을건너지마라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훈 (문학동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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