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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습니다./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신경숙(1963년 1월 12일 ~ )은 대한민국의 소설가이다.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은 정읍에서 보냈으나, 1979년 구로공단 근처의 전기회사에 취직하여, 서울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산업체특별학급에 진학하면서 서울 생활을 시작하였다. 1984년에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에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우화>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3년 출간된 《풍금이 있던 자리》가 평단과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일약 스타 작가로 도약, 등단 후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한국의 대표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오.늘.을.기.억.하.자.

이 소설은 과거 시위가 만연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정윤, 윤미루, 명서, 단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정윤에게는 엄마를 잃은 아픔이 있었고, 윤미루는 친언니인 윤미래가 시위현장에서 분신을 하는 현장을 눈으로 목격하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정윤과 단이 한고향 친구이며, 윤미루와 명서가 한고향의 친구로 등장하며 윤교수의 강의시간이 인연이 되어 정윤과 윤미루, 명서는 서로 아는 사이가 되어 가고 서로의 아픔을 조금씩 알아가며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소설의 여러곳에서 나오는 오늘을 기억하자는 등장인물들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우리의 행복한 순간은 반복이 되지 않는다는 것, 우리의 만남은 헤어짐이 따르는 만남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오.늘.을.기.억.하.자.라는 말은 어쩌면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고 무언가를 쫓는 현대인들에게 큰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그.쪽.으.로.갈.께


소설의 시작부에서는 8년간 연락이 끊긴 그(명서)에게서 윤교수의 안부때문에 연락이 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그.쪽.으.로.갈.까라고 정윤에게 묻습니다. 정윤의 대답은 내.가.알.아.서.할.께였습니다. 8년간의 세월 속에 그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없는 그런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에 정윤의 고향 단짝이던 단은 군대에서 총기사고로 죽습니다. 엄마를 잃은 공허함을 이미 겪은 정윤은 또한번의 큰 공허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찾아오는 윤미루의 죽음... 언니의 죽음으로 인하여 얻은 충격과 언니와 함께하였던 집을 잃음으로서 느끼는 상실감으로 윤미루는 죽음을 준비하게 되고 예전에 외할머니가 살던 집에 내려가 죽음을 맞습니다.

평생의 단짝을 잃은 정윤과 명서의 상실감과 충격은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어야 하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없었던 그들이 8년만에 윤교수의 임종을 앞두고 조우하게 됩니다.


나약하기만 인간..


스스로를 감당하기가 힘든 것이 인간일 것입니다. 아무리 자신이 강인하다고 믿고 싶다가도 스산한 바람 한번 불면 곧 그런 마음이 언제 있었냐는 듯 게눈 감추듯 사라지는 것이 인간입니다.

행복은 끝이 있고 찰나의 순간입니다. 불행 또한 마찬가일 것입니다. 그것을 기억하고 간직하는 것은 우리들일 것이고요.

서로에게 행복했고 힘이 되었던 순간을 간직하자는 말,
그리고 내가 그쪽으로 가서 너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라는 말,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은 어쩌면 내가 그쪽으로 가는 것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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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신경숙 (문학동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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