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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습니다./인문

희말라야의 선물





희말라야의 선물


     얼마 전에  읽은 <  10명의 사람이 노무현을 말하다>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의 책에서 
박원순이라는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희망 제작소] (
www.makehope.org)라는 시민 참여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분이 설립한 [아름다운 가게] (
www.beautifulstore.org) [아름다운 커피] (www.beautifulcoffee.com)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읽은 책 <희말라야의 선물> [아름다운 커피] (www.beautifulcoffee.com)에서 이름 그대로 브랜드가 되어 온라인 판매가 되고 있는 커피 재배지인 희말라야의 말레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나눔과 희망의 이야기입니다.



희말라야의 '말레마을'



 마을의 일부 사람들은 가족들을 위하여 멀리 해외 이주노동을 떠나야 하고 남은 사람들 중 대다수도 가족 전체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농사를  생업으로 하며 하루의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합니다.      

말레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가난한 것은 말레마을이 해발 2,000미터에 자리하고 있으며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하루에 두어 시간만 강한 햇빛이 드는 일조량이  적은 지역(말레마을은 그늘마을이라고 불립니다.)으로  주수입원인 농작물의 수확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가난한 말레마을에 커피가 희망이자 선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런 부족한 일조량이 오히려 햇빛을 싫어하는 커피에게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발2,000미터의 고원은 커피의 밀도가 높아지는데 도움이 되었고 커피의 향이 어느 지방보다도 풍부하고 맛이 깊어지게 하는 풍토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생산되는 커피 전량이 외부로 수출이 되고 이문(移文)이 다른 농작물 보다 많이 남아서 말레사람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말레마을 사람들 중 대다수는  너무 가난하여 커피의 재배가 자신들에게 큰 희망과 부를 가져다 줄 것을 알면서도 커피 묘목을 구입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어렵게 구입한 묘목도 커피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부족으로 대부분 자연재해로 농사를 망치기 일수였습니다. 또한 외부와 교통이 단절된 외딴 말레마을 사람들에게 커피의 재배방법을 알려주는 이도 장비를 빌려 주는 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의 행복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 자연재해에 맞서서 변변한 농기구도 하나 없이 그들은 커피의 재배지를 넓혀갔습니다.

오히려 나중에는 커피 재배의  수작업방식과 커피나무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커피의 경우 어떠한 농작물 보다 농약의 사용량이 많다고 합니다.) 유기농 방식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장점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말레마을 지형의 특성상 가구별로 떨어져 살 수 밖에 없는  마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가구별로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재배한 커피가 한국까지 어떻게 오는지에 대한 희말라야의 커피로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없어서 자식들과 함께 커피재배를 해야만 하는 아낙의 이야기와 멀리 해외이주 노동을 가버린 남편을 대신하여 열심히 가정을 지키며 커피를 가꾸는 아낙의 이야기말레마을에 처음으로 커피를 도입한 삼형제의 이야기 등 그들과 함께 커피재배의 현장에서 같이 울고 웃었던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사진과 같이 이 책은 잘 담아 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커피'의 공정무역


    그렇게 하루하루가 고되고 가난하여 커피 묘목 하나 구입하는 것도 큰일이었던 그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 것은 한국의 <아름다운 커피>공정무역으로 인한  커피묘목 3,000그루 지원이었습니다.

공정무역(Fair Trade) 세계무역과 빈곤의 문제를 가난한 생산자들을 위한 공평하고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해결하려는 세계적인 운동입니다. 공정무역은 기존의 대기업이 독식하는 자유무역 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공정무역이란 단어에는 자유무역이 자유스럽지 않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한 자와 약한 자의 구분 없이 무한 자유경쟁을 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자들과 대기업의 논리는 불공정하다는 의미가 공정무역이라는 단어에 함축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정무역은 자유무역의 불평등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범세계적인 사회적 나눔의 실천이고  열악한 생산환경에 처해 있는 생산자를 자생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산시설 등을 지원해 줌으로써 그들에게 장기적인 희망을 주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하여 『공정무역이 기존의 자유무역과 다른 점을 알아 보았는데 공정무역    

 1. 장기적 거래관계(소비자와 생산자의공생관계 유지),    

 2.공정무역 가격(대기업의 납품단가 횡포 경계),      

 3.소셜프리미엄(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기금)       

 4. 사회적 기준(인간다운 노동조건과 아동과 여성의 인권 보장),    

 5. 환경적 기준(생산지의 환경이나 생산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생산방식)의 원칙을 지킵니다.

가난하여 자연재해 등에게 속수무책인 말레마을 사람들에게 일시적인  도움과 원조를 하기 보다는 그들이 장기적으로 스스로 살아가도록 도와 주는 것이 진정한 나눔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커피를 재배할 풍토와 커피를 재배할 의지가 있는 희말라야의 말레마을 사람들에게 작은 기회를 주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 불공정한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