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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습니다./소설

7년의 밤




7년의 밤


살인자인 아버지를 둔 서원은 세상의 눈때문에 그리고 편견 때문에 한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친척들에게도 버려져 이곳저곳을 떠돌게 됩니다. 서원의 아버지는 여자아이를 호수에 집어 던져 살해하고 댐의 수문을 열어서 저지대 마을 사람들을 물에 잠겨 죽게하고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끝에 경찰에게 잡혀 재판을 받게 됩니다. 

서원은 그 사건이 있은 후 7년동안 살인자의 아버지를 둔 것에 대하여 자책하게 됩니다. 그것은 그에게 기나긴 밤이었음을 책의 제목이 암시합니다. 술주정뱅이를 아버지로 둔 서원의 아버지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남달랐고 끝내 우물에서 죽어버린 아버지에 대하여 원망을 하면서도 연민을 가지는 이율배반적인 트라우마를 갖게 됩니다. 그런 서원은 아버지를 극복하고자 열심히 살려고 하고 그가 좋아하는 야구에서도 활약을 하게 되지만 왼팔의 마비증세로 야구선수로서의 그의 꿈은 꺽기게 됩니다. 자신의 꿈이 꺽인 서원의 아버지 현수는 점점 자신이 늘 원망하던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을 깨닫게 되고 결국에는 음주에 여자아이를 치게 되는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하지만 망가질 때로 망가진 자신의 삶에 대한 미련으로 여자아이를 호수에 던져서 살해하고 일을 은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살해한 여자아이의 아버지는 자신이 새로이 근무하게 될 곳의 수목원 주인으로 가족을 영화 '미저리'에서처럼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이코였던 것이 서원의 아버지 현수의 일을 일파만파로 꼬이게 만듭니다. 살해된 딸아이에 대한 사랑으로가 아닌 자신의 소유물을 파손한 것을 보상받겠다는 복수심으로 수목원 주인인 영제는 현수와 그 가족을 죽이려 하고 현수는 여자아이를 죽였다는 자책감으로 모든 위험을 자신 혼자 짊어지려고 합니다.


이야기는 큰 실수를 하였지만 가정을 그래도 지키려는 한 가장과 자신의 소유물을 파괴한 것에 대한 분노를 지닌 사이코의 대결구도로 긴박하게 진행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 등장인물 모두 누구하나 약점이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괴팍한 현수의 아내, 사이코 수목원 원장인 영제, 야구선수의 꿈을 접고 술주정뱅이가 되서 큰 사고를 친 현수, 잠수가 좋다는 이유로 어딘지 현실 도피적으로 시골근무를 자처해서 근무하는 승환..


소설과 현실은 어느정도 괴리는 있겠지만 현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주변 사람들 모두 약점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나에게도 약점이 있지만 다른 이도 약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흔히 다른 이의 약점은 잘 보이지 않아서 그 사람의 약점이 보이면 무슨 보물을 찾은듯 떠들고 헐뜯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그러진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결국에는 파멸로 갈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좋은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