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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범죄와의 전쟁



 범죄와의 전쟁, 그리고 노태우

영화를 보면서 노태우 정권 시절이 강행되었던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그보다는 권력에 붙어 아첨하는 한 인간에 초점이 마춰진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최민식의 경우 세관 공무원으로 재직을 하고 있었고 동료직원과 함께 적발을 눈감아 주거나 뇌물을 받는 등 부정을 저지릅니다. 주민의 고발에 의하여 세관공무원을 상대로한 수사가 진행되자 그의 직장상사와 동료들이 그에게 총대를 매고 회사를 관둘 것을 강요하기 시작합니다.

고민하던 최민식은 뜻밖의 기회로 마약을 입수하게 되고 마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하정우와 인연을 맺게 됩니다. 최씨 종파를 들먹이면서 하정우와의 인연을 이어가는 능글능글한 최민식의 연기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최민식은 세관공무원을 그만 두고 하정우의 뒤를 봐주는 브로커가 됩니다. 둘은 모든일을 승승장구 잘 처리해 나가고 막대한 부와 세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둘의 마찰은 시작됩니다. 누가 우두머리인지 신경전을 버리면서 서로에게 짜증을 내다가 결국에는 결별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국가적으로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되고 깡패들을 집어 넣는 과정에서 최민식은 하정우를 배신하고 자신의 안위를 챙기게 됩니다.

하정우는 최민식의 배신을 몇번 보지만 족보상으로 백부로 호칭하며 최민식을 용서해 주는데 최민식은 그런 하정우를 끝내는 배신하고 검사에게 그를 넘겨 줍니다. 그리고 그는 계속적인 브로커의 역할을 하면 인생말년까지 승승장구한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로비의 한국, 그것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영화

영화를 보면 최민식의 인맥관리가 적나라하게 묘사됩니다. 힘있는 자 앞에서는 무조건 약해지고 최씨 종파를 이용하기도 하고 다른 힘있는 자를 이용하여 다른이를 포섭하려고 끝까지 노력합니다. 그의 로비는 지칠 줄 모르고 더 높은 자를 포섭하고 그에게 자금을 대주고 폭력을 사용하는 자는 이용합니다.

인간의 비열함이 아주 잘 묘사되었던 영화인 것 같고, 우리 사회가 아직은 그런 문화가 많이 남아 있기에 관객의 공감을 더욱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백부'라며 호로자식이 될 수 없다고 끝까지 의리를 지킨 하정우는 허무하게 검사에게 체포되어 사라지고 비열하게 권력에 붙은 최민식은 끝까지 살아 남는다. 그리고 그 자식을 검사로 만든다. 비열해 질 수록 출세하는 한국의 어두운 면을 그린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