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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습니다./에세이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김선주


1947년 생으로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 유신정권과 관련하여 조선일보에서 쫓겨납니다.
이후 <한겨레>에서 일을 시작하고 '김선주 학교'
http://sunjooschool.com/를 운영하며 칼럼니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이책에 실려있는 여러 글 중에서 하나의 제목을 책제목으로 하였습니다. 김선주를 모르는 이들은 책제목으로 책의 내용을 연애이야기로 오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책에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자발적이고 우아한 가난', '청와대의 밥맛', '우리마음속의 분단', '당신이 지금 서른이라면', '페미니스트에게 빚지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아! 대한민국 언론', '1등주의의 상처', '나이 곱하기 0.7', '화양연화', '나를 키운 8할은 사람'이라는 소제목으로 여러편의 글을 묶어 저자 김선주가 우리사회의 여러문제와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해보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연륜이 묻어나는 많은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고민을 하고 있는가?

책을 읽다가 기억나는 문구가 있습니다. '나의 바로 이웃을 사랑하기는 어렵지만 멀리 있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너무도 손쉽고 간편하다'라는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어느날에는 뜨거운 선의가 끓을 때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날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부글부글 거릴 정도로 분노에 휩싸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아니 한시가 다르게 너무도 사람 마음이 쉽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종잡을 수 없는 마음 때문인지 마음은 쉽고 편한것에 익숙해지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와 정말로 이해관계가 더 많고 그리고 나와 피부로 부딪히는 바로 이웃을 먼 가난하고 헐벗은 이보다 쉬이 생각하고 선의를 베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먼 이웃에 대한 선의도 쉬운 선의에 의한 원조이므로 그 또한 쉬이 접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나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애정이 거의 없음을 그리고 어쩌다가 받는 감동에 의한 일시적인 원조나 관심이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화해하고 용서하고 깨어있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이러한 화두를 던지셨다고 합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은 화해와 용서, 그리고 깨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용서라는 것이, 화해라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화해와 용서는 강자에게, 그리고 핍박받은 자에게 그 몫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또한 그러하지 못하고 있음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악을 선으로 이기라는 말이 이해와 감동이 되면서도 쉽지 않은 것은 그러한 것이 부질 없음을 아직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깨어 있는다는 것은 과거의 나를 딛고 일어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세워두었던 벽을 허물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나 또한 '절대 ...'라는 말을 하기 좋아합니다. 하지만 금새 그 말을 지키기가 어렵습니다. 사람 마음은 시시각각 변하고 그리고 주어지 환경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말은 곧 자기자신의 둘레에 커다란 벽을 치는 것이니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일은 남에게 충고하는 일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일

충고를 하다가 보면 그리고 나중에 생각을 해보면 그러한 충고가 결국은 나의 부족을 지껄인 것 밖에 되지 않음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남을 충고하고 비방하는 것은 참으로 쉬운 것 같습니다. 심지어 남을 비방하면서 충고하면서 내가 가진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많으니까 남에게 충고를 할 수 있다는 자만심까지 마음속에 가득 찹니다.

하지만 충고의 끝, 쾌락의 끝은 공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자 왈. 아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낫다


공자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꾸로 살고 있는 내 모습과 우리의 모습이 어쩌면 허황된 신기류를 쫓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좋아하는 것을 갖지 못하면 조바심을 내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행복은 아는 것, 좋아하는 것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별에도예의가필요하다김선주세상이야기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김선주 (한겨레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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